요 며칠 전에 책을 보는데, 눈이 침침해서 눈을 비비고 다시봐도
글씨가 두겹 세겹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나이가 이제 지천명을 앞두고 있어 자연현상이라 여기니,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마치 현미경이나 돋보기로 뭔가를 열심히 바라보며 신기해 하던것처럼 한쪽 눈을 가리고 이리 저리 바라보아도 눈동자가 선명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에게도 세월의 흔적이 하나 둘씩 나타나니, 세월의 무상함도 느껴지고 또 은근히 미소짓기도 하였습니다. 아마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왠지 성숙되어간다고 여겨지니 마음이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들 한번쯤 경험했을 일이겠지만 저도 흰머리가 날 때는 잘 못느꼈는데, 이번에 눈이 침침해지지 더 실감이 나더군요.
그래서 한번 시조의 형식을 빌어 마음을 표현해 봤습니다.
중년의 나이에 삶을 반추해 보며, 올해 설 명절을 맞이하여 새로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 감사함으로 님들의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세월의 흔적>
백발가 있다는 말 예전에 들었건만
오늘날 내 귀밑에 흰서리 앉고보니
오호라 옛사람마음 지금에야 알겠네.
내 눈이 침침하니 내 나이 몇이런가
지천명 문턱에서 눈병을 얻었구나
아마도 세월의 흔적 지울수가 없어라
다음은 어느곳에 무슨소식 있으려나
두 귀도 소리 잃고 저 이도 다 빠지리
이것이 자연의 순리 어느누가 막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