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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8 내리사랑의 회복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사회적 가치기준을 경제적 부(富)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IMF라는 국가부도사태로 인해 경제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돈보다는 믿음이 가치기준의 척도가 되어야 한다.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의 하나인 예기(禮記)라는 책의 예운(禮運)편에 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대동사회가 되면 세상이 공적정신을 회복하고, 유능한 사람을 뽑아서 세우고, 믿음을 가르쳐 화목을 도모하게 한다. 그러면 내 부모만을 부모로 여기지 않고 우리 모두의 부모로 여기고, 내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고 우리 모두의 자식으로 여긴다(大道之行也, 天下爲公. 選賢與能, 講信修睖. 故人 不獨親其親, 不獨子其子)”고 했다.     

 믿음은 바로 진리를 믿는 데서부터 출발하는데, 진리란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생명을 살리는 것은 나를 희생해서 공동체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한 대표적인 행동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자애로움이다. 이러한 배려깊은 사랑을 받은 자녀들이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부모에 효도를 다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의 주고받음이 천륜이고, 천륜이 공동체 사회인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펼쳐질 때, 인륜이 바로 서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2500년 동안 상향식 사랑을 강조해 왔다. ‘충효’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충효보다 앞서서 전제해야할 것이 ‘인자(仁慈)’이며 이는 하향식 사랑의 표상이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거울로 삼아왔기에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순환하는데, 특히 주시해야할 순환주기가 2500년 주기이다.

 2500년 전, 극심한 혼란기인 춘추전국시대에 공자는 하향식 사랑인 ‘인(仁)’을 강조했다. 인도의 계급사회가 극도로 치달았을 때 석가는 홀연히 나타나 자비(慈悲)를 이야기하며 하향식 사랑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2500년이 흘러 이제는 다시금 이러한 인자(仁慈)의 하향식 사랑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지극한 부모의 내리사랑으로 만들어진 천륜과 인륜으로 씨줄과 날줄이 되어 사랑의 그물을 물샐틈없이 촘촘히 짜서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희망찬 지구촌문화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즉 이러한 하향식 내리사랑에서부터 믿음이 회복되며, 생명을 살리는 공적정신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늘날 개인주의나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물질만능시대의 병리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공적정신의 가치관을 회복하는 일이라 하겠다.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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