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밤 군고구마 가슴에 품고
사랑하는 가족에게로 달려가는 남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군고구마를 내밀면서
한 껏 미소를 지어보인다.
토끼눈 동그랗게 깜박이며 달려드는 아들녀석보면
하루 피곤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군고구마 봉지 받아들고
엄마에게로 달려가는 7살 아들녀석을 보노라면
행복이 뭔지를 조금은 알것 같다.
지하 단칸방에서 겨우 먹고 살 만큼
근근히 일하며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지만
남 해롭게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바램이다.
정치탓이나 경제탓으로 돌리지 않고
그져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군고구마 하나에도 만족할 줄 아는 남자는
지금 대한민국의 아버지요, 남편이다.
그들은 정말 군고구마와 꼭 닮은 사람들이다.
말쑥하지도 않고, 잘생기지도 못했고,
거추장스러운 하루일과라는 껍질을 벗겨야 먹을 수 있지만
한 입 베어물면 구수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진눈개비 내래는 늦은 밤
점점 잊혀져가는 군고구마 사랑을 생각하며
오늘도 수많은 남자들의 구수한 이야기들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