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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2 한 젊은 유학자의 외침

한 젊은 유학자의 외침

안녕하십니까?

2010년 새해를 맞이하여 이글을 접하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 드립니다. 오늘 제가 새해 벽두부터 길거리에 나와 “한 젊은 유학자의 외침”을 하게 된 것은 현실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난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하게 생활을 해오던 중 정훈장교를 하면서 윤리도덕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방종한 젊은 사병들에게 이념교육과 함께 예절교육을 시키면서 계급사회인 군에서도 윤리도덕의 중요함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전역 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사서삼경을 접하고부터는 우리 정신문화의 뿌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시대마다 화랑도, 조의선인, 의병, 독립운동, 새마을운동,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오래전부터 선비정신의 발로였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풀지못한 수수께끼처럼 남아있던 궁금증이 최근에 하나의 글을 접하면서 풀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일제시절 조선사편수회 교육시책으로서 지금도 우리 사회는 그 내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제가 가장 집중적으로 왜곡, 단절시킨 부분이 선비정신을 길러내는 성균관을 비롯한 향교와 서원, 그리고 서당을 패쇄시킨 일이었습니다. 그 결과로 조상들을 무시하고 경시하는 풍조가 오늘날 만연하여 유림이니 유학자니 하면 다들 무관심해버리기 일쑤이니 이제 일제의 뜻대로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될 뿐입니다.

지난해 저는 100일 동안 전국 향교, 서원, 서당 등을 돌아보면서 아직도 면면히 흐르고 있는 우리의 선비정신을 깊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밑바탕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선비정신이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우리를 지탱해 주고 있음을 알았을 때 참으로 감사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100일 동안 순례를 하는 동안 지역마다 올곧은 선비들로부터 받은 배려깊은 사랑은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선비정신을 이야기하게 하는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 선비정신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경술국치 10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국가와 국민들에게 조상들의 선비정신을 전하고자 길거리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세종대왕을 비롯하여 이순신장군,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선생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위인들이 모두 유학자로서 일생을 살아오신 분들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에 유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후학자로서 이분들의 뜻을 받들어 가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나라를 지켜내지 못한 유림의 한 사람으로써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며, 또한 희미해져가는 우리의 선비정신을 오늘에 이어가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 젊은 유학자 박평선은 국가와 국민 앞에 엄숙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뜻을 전하는 바입니다.

2010년 1월 1일

유학자 박 평 선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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