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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30 주먹 쥐고 사는 마을
오늘 유명한 관광지를 방문했습니다.

옛날에는 인심도 좋았고, 예의 도덕을 숭상했던 이름난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이 마을은 전국적인 관광지가 되면서

국가에서 대대적인 문화관광단지로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머지 않아서 유네스코에 등록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마을사람들에게 모든 가치기준이 돈이 되어버렸습니다.

소위 움켜쥘 줄만 알았지 베풀지 못하게 된 것입다.

주먹을 쥘 줄만 알았지 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일명 "주먹쥐고 사는 마을"이 된 것입니다.


문화재청에서는 지금도 이곳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붇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서 장관, 대학 교수, 장군, 국회의원이 무더기로 나왔다고 합니다.

힘께나 쓰는 사람들이 대거 출현한 마을 이다보니

국가에서 지원 가능한 돈은 모두 이 마을을 가꾸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말로는 청소하는 빗자루까지 다 정부에서 사준다고 합니다.


옛날 선비정신은 어디가고 빈 껍데기만 치장하면서

유네스코에 등록시키고나면 국제적인 망신이나 안당할지 걱정이 됩니다.

우리의 정신은 소박하고 검소한데 있으며,

사람을 살리는데 있지 건물을 으리으리하게 만드는데 있지 않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문화재 마다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어 놓았으니 

이렇게 죽어가는 문화재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어느 곳에서는 다리 하나를 복원하는데, 600억원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아무리 복원 가치가 있다고 해도 보통의 개울가를 건너는 다리 하나를 복원하는데

그만한 돈을 쓴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우리가 문화재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정신을 

다시한번 점검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 마을의 명예를 생각해서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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