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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2 동호문답 1. 군주의 길
동호문답은 16세기초 율곡 이이가 선조대왕에게 올린 정책보고서이다. 

동호의 손님이 주인에게 물었다.

손님: 옛날이나 지금이나 태평성세와 난세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태평성세가 되고 어떻게 하면 난세가 됩니까?


주인: 태평성세도 두 가지 유형이 있고, 난세도 두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손님: 무슨 말씀이신지요?

주인: 군주의 재능과 지혜가 출중하여 뛰어난 인재를 잘 등용하는 경우와

        비록 재능과 지혜가 모자란다 해도 현자를 등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태평성세를 이루는 유형입니다.  

       그러나 군주가 자신의 총명만을 믿고 신하들들을 불신하는 경우와

       간사한 자의 말만을 편중되게 믿어 귀와 눈을 가린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난세를 이루는 유형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태평성세는 다시 두가지 부류로 나우어 집니다.

      첫째는 왕도정치로써 인의(仁義)의 도를 몸소 실천하고, 
   
      하늘을 거역하지 않고 애민정치를 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패도(覇道)정치로써 인의의 이름만 빌려 
 
      권모술수로 사리사욕만을 채우는 정치를 하는 경우입니다.


      또한 두 가지 난세에는 다시 세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폭군(暴君)의 경우로 속으로는 많은 욕심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밖으로는 유혹에 빠져서 백성들의 힘을 모두 빼앗아 자기의 일신만을 받들게 하고,

      신하들의 충고를 배척하면서 자기만 성스러운 채하다가 자멸하는 부류입니다.

      둘째는 혼군(昏君)의 경우로 정치를 잘 해보려는 뜻은 가지고 있으나

      간사한 사람을 분별하는 총명함이 없어 일을 맡기는 사람들마다 어질지 못하고,

      등용한 관리들이 재주가 없어서 나라를 망하게 하는 부류입니다.

      셋째는 용군(庸君)의 경우로 심지가 나약하여 뜻이 굳지 못하고,

      우유부단하여 옛날 것만을 고집하여 따르다가 나날이 쇠퇴하는 부류입니다.

손님: 선생의 말씀대로 그렇습니다. 

        옛날 사람들 가운데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까? 사례를 듣고 싶습니다.

주인: 당연히 있습니다. 그럼 먼저 왕도정치를 행한 군주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에 계속)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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