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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연재)3. 역사의 진실은 변화의 원동력이다.
 

 역사의 진실은 어젠가는 밝혀지게 마련이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반드시 눈 밝은 사람이 나와서 시시비비를 가려내게 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역사가 보여주는 진실이다. 아무리 감추고 왜곡시켜도 결국에 가서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순환의 역사이고, 순환의 원리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1) 신주단지 문화의 진실

 예전에 우리 선조들은 새로 집을 지을 때 성주신을 맞아들이는 상량식을 했다. 이 때 성주는 우리네 가신(家神)중 최고의 신이었다. 이 성주는 해마다 10월에 농사가 끝나면 고사지내는 풍습에서 시작되었는데, 단군이 나라를 세우셨다고 해서 10월 개천절을 집안에서 기념하는 우리의 미풍양속이었다. 민가에서 한지를 접어 대들보에 묶는 경우와 돌이나 항아리에 햅쌀을 넣어 대청마루 한켠에 놓기도 하였다. 모든 가족 구성원은 그 상징물을 가족 공동체의 뿌리로 삼았던 것이 바로 “성주신”이며, 이 풍습은 조선말까지도 존재해 있었다.


 또한 민간에서는 “신주단지”라는 것이 있었고, 사대부에는 집집마다 “사당”이 있었으며, 국가에는 “종묘사직”이 있었다. 이는 가족공동체와 사회공동체의 정신적 뿌리 역할을 했는데, 일제는 이것이 미신이라는 이유로 36년 강점기 동안에 모두 깨뜨려 버렸다. 그리고는 자기네 나라에서는 지금도 집집마다 신주를 모시고, 수상이 신사참배를 하고 있다. 그들은 왜 미신이라고 말하면서 그들 나라에서는 집집마다 신주를 모시고 있는가? 한번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시경(詩經)>대아(大雅)편에는 “네 방에 있음을 보아도 오히려 천신(天神)이 있는 신주단지 모신 곳 서북쪽 구석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여 나를 보는 사람이 없다 하지 말라. 천신이 오는 것을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니라.”고 하여 신주단지에 대한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신주단지와 사당과 종묘사직은 바로 가정과 국가의 정신적 지주였다. 지금 우리에게는 가정과 국가에 이러한 정신적 지주가 없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신없이 살고 있다. 정신을 되찾지 못하면 실성한 사람처럼 살 수밖에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천주교와 기독교문화가 지난 100년 동안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다. 일제에 의해 유불선 문화가 가정으로부터 멀어졌을 때, 천주교와 기독교만은 가정에서 예배를 보고, 기도를 하고, 십자가를 집안에 걸어두는 것을 자연스럽게 허용했다. 이것이 사라진 신주단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에 항상 신주단지를 바라보며 정신적 충만감을 채웠는데, 일제에 의해 깨뜨림을 당하고 나서 느껴왔던 허무감을 천주교와 기독교 문화로 채웠다고 본다.


 이렇게 역사의 왜곡과 정신문화의 말살은 무섭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왔다. 이제는 하늘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민족적인 정서를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채워주어야만 한다. 만일 부모가 집에다가 옛날의 사당이나 신주단지를 보관했던 장소처럼 명상실 또는 기도실을 만들어서 활용한다면, 아마도 자녀교육은 물론 부부간의 갈등, 고부갈등, 노인문제 등 가족간에 일어나는 불화의 상당부분을 그 정신적인 공간에서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온 국민이 정신적 지주로 삼을 만한 종묘사직을 되살려 지난 1만년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정신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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