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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30 아침부터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건물안으로 비둘기 한마리가 날라 들어왔는데,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계속닫혀있는 창문으로만 나가려고 애쓰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딱해서 출구쪽으로 유도하려고 했으나 도무지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자 부스러기를 가지고 유인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창문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마대자루로 쫓아봤지만 마대자루가 짧아서 소용없었습니다.

다시 궁리끝에 호수를 연결해서 물을 뿜어 댔습니다.

아마도 비둘기는 나를 잔인하다고 생각했으지도 모릅니다.

막대기로 때리려 했고, 물대포를 쏘면서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나는 비둘기를 구해주고 싶어서 계속 물을 쏘아댔습니다.

그런데 그 물을 다 맞아가면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미안한 마음도 들고, 불쌍하게도 느껴져 물뿌리는 것을 중단하고,

관리소에 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젊은이 두명이 비자루를 들고 와서 보더니, 비자루를 던졌습니다.

그러자 비둘기는 반대쪽으로 날라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뒤쪽에서 다시 다른 빗자루로 몰았습니다.

거의 축구쪽 까지 왔을때 그 젊은이가 손으로 잡아서 밖으로 날려보냈습니다.

그러자 비둘기는 많은 깃털을 남기고 밖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층에서 창문을 향해서 물을 뿌렸기 때문에

2,층이 물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세상에 아침부터 물청소 하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그래도 비둘기가 밖으로 날아가서 다행입니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비둘기는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아침부터 진땀을 흘리며,

물청소를 한 수고를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비둘기를 살려준 우리는 뿌듯하고 마음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둘기는 자신을 막대기로 때리고, 물대포를 쏜 것이 자신을 잡아서 죽이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 인간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서 수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고 그들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힘들게 하고, 무섭게 하고 있을때

사실은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적대시 할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비둘기가 가져다준 교훈은 주위를 돌아보라는 내 인생에 커다란 기적이었습니다.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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