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붉은 단풍, 노란 은행잎이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그 고운 빛깔이 숨어 있다가 이제야 나타났을까?
땅속에 아마도 거대한 물감공장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 저렇게 많은 산천을 물들일 수는 없습니다.
바람은 붓이 되어 이 산 저 산을 색칠합니다.
어떤 화가가 저렇게 멋진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까
산천은 만고에 변함없는 그림전시장입니다.
그런데 도심의 가로수는 고향을 잃었습니다.
곱게물든 새색시 가마다고 가려는데
단단한 시멘트 장벽이 도적때처럼 가로막습니다.
저 넘어에 흙냄새 그윽한 고향으로 달려가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뒹굴다 지쳐
그만 자동자 바퀴사이로 들어가버립니다.
그놈들은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성난 늑대처럼 달려들어 갈기갈기 찢고 맙니다.
바스락 소리와 함께 먼지가 되어버리는 낙엽은
그 영혼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지구촌에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일어날 것을 너는 알고 있었지
우리에게 오염된 공기가 얼마나 해로운지 알려주려고
마루타가 되어서라도 우리에게 메세지를 주었지
사람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동차 매연과 소음, 그리고 욕심가득한 마음들을 버리게하려고
너는 그렇게 몸부림치다가 가고 말았구나
먼훗날 이것을 알게된 사람들은 반드시 너를 국립묘지 한켠에
곱게 묻어주리라. 자랑스런 최후를 맞이했노라고...
환경을 아름답게 가꿉시다.
이상은 한국정신문화연대 환경캠페인 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