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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5 정신세계에서 바라본 직업의 귀천(貴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현실적으로 직업에 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에 따라 귀천을 두고 있다. 소위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귀하게 여겨 모든 사람들이 소망하고 바라는 직업이 되어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조금은 달랐다. 법관이나 의사는 그리 높은 관직이 아니었다. 몇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에서도 비춰졌듯이 의녀들은 거의 기생과 같이 취급되었고, 의원들도 역시 하급신분에 불과했다. 법관도 마찬가지이다. 형방이라 하여 지방 하급관리에 불과했다. 그러면 이러한 의사나 법관을 옛날에는 왜 천한 직업으로 여겼을까?


 아마도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위를 높여주면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는 자들이 많아질 것을 염려해서 그렇게 신분을 낮추어놓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사람들을 대할 때 함부로 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위까지 높여놓으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극명한 실례가 요즘에 나타나고 있다.


 요즘은 법관과 의사의 권위라는 것이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에 지위까지 높여주었으니 어떤 방법으로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생명을 가지고 장사하는 사람들, 소위 생명사냥꾼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옛날처럼 신분제 사회가 아니다보니 제어할 방법이 없다. 결국 이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심성, 인격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신분이 낮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사람들을 대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진정으로 훌륭하고 귀한 사람이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가장 천박한 사람이며, 가장 위험한 사람으로 그 과보를 가장 크게 받을 것이다.


 또한 사회 분위기를 철학과 정신이 높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풍토로 만들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고도의 문화국가가 아니면 거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과 같다.


 그리고 직업은 귀천이 없으나 사람은 귀천이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본래 타고난 본성은 똑같지만 그 기질과 성품이 차이가 있어 귀하기도 하고, 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늘 천한 사람도 스스로 반성하고 본래의 성품을 회복하기만 하면 누구보다도 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 본성을 회복하는 방법의 하나가 직업이다. 어떤 직업이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해서 최고의 경지까지 도달하기만 하면 전문가로써 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청소부로써 성자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대통령으로써 죄인이 되어 가장 치욕스런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이 들에게 직업의 귀천이 있겠는가?


 앞으로 CEO라는 말은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붙여지는 말이 아니라 높은 정신문화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붙여지는 말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람의 대표적인 인물을 맹자는 대장부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거처할 때는 천하의 가장 넓은 어진 마음으로 거쳐하고, 서 있을 때는 천하의 가장 바른 예의로써 설 줄 알고, 행할 때에는 천하의 가장 큰 의로운 도로써 행한다. 뜻을 얻으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만 뜻을 얻지 못해도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라도 그 대장부의 길을 간다. 부귀에도 그 마음을 포기하지 않고, 빈천해도 그 마음을 바꾸지 않으며, 무력에도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바로 대장부라”고 말하고 있다.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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