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고 얼음 풀려 맑은 시내 흘러가고
살랑살랑 봄바람은 버들 둑에 불어오네
병 나아 와서 보니 그윽한 흥 넉넉한데
새싹 돋는 고운 풀은 더욱이 어여쁘네

버들 가 시내 찾아 모래 위에 앉았더니
아이들은 새 옷 입고 따라와 뛰어노네
누가 알랴 얼굴 가득 봄바람 속에
천만 가지 꽃들이 수놓은 듯 피어날 줄

雪消氷泮淥生溪
淡淡和風颺柳堤
病起來看幽興足
更憐芳草欲抽荑

傍柳尋溪坐白沙
小童新試從婆娑
誰知滿面東風裏
繡出千芳與萬葩

 

- 이황(李滉 1501~1570),〈봄날 계상에서 절구 2수[春日溪上二絶]〉

                                                 《퇴계집(退溪集)》(한국문집총간 29집)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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