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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4 깨달음으로 가는 길- 탄생

 

탄생 1


하늘과 땅이 있기 전

나는 빛도 어둠도 없었다.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있는 세계에서

나는 기쁨도 슬픔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있고 없고가 떠난 존재 그 자체였다.


허(虛)라고도 하고, 무(無)라고도 하며, 공(空)이라고도 하지만

사실은 이것들도 없는 무극(無極)일 뿐이다.



탄생 2


하늘이 처음 열리고

땅이 처음 생겼으며

빛과 어둠이 나누어 졌다.


흩어진 기운들이 뭉쳐져 육신을 만들고

그 속에 내가 들어가니 세상이 시작되었다.


육신이 영혼을 받아들였고, 영혼이 육신을 택하였다.

육신과 영혼이 하나 되었으니, 이름 하여 “나”가 된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일부이기에 가능하며, 그로부터 탄생이라는 이름을 붙여졌다.


그 때부터

실(實)이 있고, 유(有)가 있고, 색(色)이 있으며

마침내 태극(太極)이 시작된 것이다.



탄생 3


도(道)가 

시작되었다.


나와 만물

사람과 사람

만물과 만물이

이 도(道)로부터

시작하고 끝이 난다.


나는 

천명을 받은 성품을 따라

가르침을 받았고

도(道)를 닦았다.


육신이 드러나면 색(色)이 발하였고

영혼이 드러나면 공(空)이 발하였으며

영혼과 육신이 하나 되면 성(性)이 드러나 보였다.


인생이라는 도(道)를 지나

선(善)의 계단을 올라

덕(德)의 문을 열고

천궁(天宮)에 들어갔다.


이것을 일러

죽음이라 말하고

“나”의 마침이 되었다.



탄생 4


하늘이 닫히고

땅이 사라지니

모든 것이 공(空)으로 돌아간다.


육신은 썩어 흙으로 돌아가

마침내 흙도 사라지고


영혼은 천궁(天宮)으로 들어가

마침내 왔던 자리로 돌아가리라.


티끌 하나 없는

“참 나”의 자리를 되찾는 순간


새로운 명(命)을 받아

새로운 명(名)을 얻으리라.



탄생 5


처음 그대로

처음 그 모습대로

처음 그때 그 모습대로


존재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리라


씨앗이 자라 열매가 되었듯이

열매에서 다시 씨앗을 얻으리라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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