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선생이 미국에서 생활할 때, 윌슨 대통령이 거리 행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떤 중년 부인이 손수건을 흔들면서 대통령을 향해서 “나의 아들아, 나의 귀엽고, 귀여운 아들아!(My boy, my dear, dear boy!)”라고 눈물을 머금고 소리치는 것을 목격했다고, 춘원 이광수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전기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윌슨대통령)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얼마 전가까지만 해도 우리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국부와 국모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보통사람이 되더니, 머슴 되었다가 이제는 국민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부모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도산선생의 말처럼 서양에서는 대통령을 아들라고 불렀다고 하니,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가 얼마나 상반되어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년부인이 외친 이 소리가 미국을 대표하는 의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윌슨대통령을 향해 아들이라고 소리쳤다는 기록만큼은 사실입니다. 

  옛날부터 동양에서는 왕들이 부모가 되어 백성을 자식과 같이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부모가 돌아가시고, 아들만이 남아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백성들도 많이 성숙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들의 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사회를 보면 국가를 상대로 달라 달라고 때쓰는 어린아이의 모습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대통령이 자식과 같이 여겨왔고, 국민이 부모였으나, 이제는 대통령도 아직 아들의 의식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국민마저도 아들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추측하건데,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1, 2차대전이라는 엄청난 전쟁을 통해서 부모들이 다 돌아가시고, 소위 소년가장이 되어 부모 없이 아들들끼리 나라를 이끌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물질문명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제도가 동서양을 전혀 다른 사회구조를 만들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도 성인이 되고, 국민도 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동서양이 모두 성인군자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께서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외교를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드립니다.


                                              


 이번 오바바의 대선 승리는 인종차별을 넘어선 성숙한 미국사회를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도 모두 성인군자의 의식수준으로 성장하여 성숙한 정치를 해주길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인류평화와 대한민국의 부국강병을 위하여...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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