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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28 햇빛이 나를 말렸다.
햇빛이 나를 말렸다.

한여름 뙤약볕에
욕망으로 젖은 내 얼굴을 말렸다.

눈으로 온갖 색깔을 탐내고
귀로는 온갖 소리를 탐하고
코로는 온갖 향기를 탐하고
혀로는 온갖 맛을 탐하였네

한여름 뙤약볕에
욕망으로 젖은 내 마음도 말렸다.

어둠으로 드리워진
내 마음의 창문을 열고
구석 구석 햇빛이 잘 들게 해
욕망의 곰팡이를 말려 나갔다.

아! 어느덧
한가로이 흐르는 시간을 따라
마음도 말끔이 마르고, 내 얼굴도 마르네

귓가에는 음악소리 감미롭고
눈망울은 호수처럼 맑아지고
입가에는 강물처럼 미소가 흐르고
코끗에는 향기로운 꽃향기 가득하여라.

아! 여유로움이여
달빛 아래 빈배처럼 고요하고
기쁨의 햇살이 분수처럼 솟아난다.
Posted by 박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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