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은 갔습니다.
인동초처럼 살다가
바랍따라 갔습니다.
하늘의 명르 받들고 왔다가
하늘의 부르심 받고 갔습니다.
그는 선생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었습니다.
차라리 선생으로 남을 걸 그랬습니다.
이제는 선생으로가 아니라 대통령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명을 받고 태어날때 이름을 하나씩 받고 옵니다.
그리고 돌아갈 때 비로소 그 이름을 가지고 갑니다.
누구는 찾지 못하고 헤메다가 돌아가고
또 누구는 제대로 찾아가지고 갑니다.
그분이 땅에 묻히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삽을든 인부들이 흙을 덮을 때 이미 그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을 향해 묵념을 했습니다.
육신은 싹어질 것이니 집착하지 마시고
그동안 민주화 피워내느라 힘겨운 일 많이 하셨으니
이제 휴가 잘 가셨다가 다시 오시라고 기도드렸습니다.
이다음에 오실 때는 세상이 아름다워졌을 때 오시라고 기도드렸습니다.
짧은 묵념과 기도로 환송해두리고 돌아오는데
초승달이 서산에 걸쳐 웃고 있습니다.
수많은 묘비들이 어스름한 초저녁 이불덥고 편히 누워있습니다.
이름없는 용사들의 기념탑이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이름 없이 살다갈 혼들이 가로등 불빛보다 더 많이 빛납니다.
아마도 나의 미래가 저기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의 국장이 끝났고,
가신님을 보내들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분 또한 그분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