繪 事 後 素
그림 그릴 회 일 사 뒤 후 바탕 소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비단을 마련한 뒤에 한다.
<논어 팔일편>
어느 날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물었습니다.
“예쁜 웃음에 보조개가 고우며, 아름다운 눈에 눈동자가 선명하도다.
흰 비단으로 채색을 한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공자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비단을 마련하고 난 뒤에 하는 것이다(繪事後素).”
그러자 제자인 자하가 곧 말했습니다.
“예(禮)가 뒤이겠군요?”
이에 공자께서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흥기(興起)시키는 자는 자하로구나. 비로소 함께 ‘시(詩)’를 논할 만하다.”
주례(周禮)에 먼저 흰 비단으로 바탕을 삼은 뒤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마치 사람이 아름다운 마음을 바탕으로 한 예절이라야 진실로 빛날 수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